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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미술

복제예술 그리고 판화

by Con Lai 2022. 6. 3.

판화는 복제 예술 중 하나로 나무, 금속, 돌 등 평면에 이미지를 새겨 이를 인쇄하는 것이다. 동일한 이미지를 2개 이상 제작하여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목적에서 탄생한 미술로 대중성과 소통성이 중시되었다고 할 수 있다.

판화의 기원과 관련해 종교 경전을 인쇄하며 그것의 이해를 돕기 위해 삽입된 목판 그림에서 시작됐으리라는 것이 중론이다. 현존하는 세계에서 제일 오래된 판화는 서기 868년 중국에서 만들어진 목판 금강 반야경 변상도의 석가 설교도이다. 반면 가장 오래된 서양 판화는 14세기 말 프랑스 프로타 판목이다. 

 

 

판화의 종류와 기법은 엄청 다양한데, 볼록판화, 오목 판화, 평판화, 공판화 등으로 분류 가능하다. 

우선 볼록판화는 가장 오래된 판화 방식으로 도장처럼 찍을 부부만 볼록하게 남긴 후 나머지를 모두 파내 인쇄하는 것이다. 목판화, 고무판화가 여기 속한다. 오목 판화는 파낸 부분에 잉크를 주입한 뒤 압력을 가해 밀려 나온 잉크가 종이에 묻게 하는 판화다. 드라이포인트, 메조틴트 등 금속판 화가 여기 속한다. 평판화는 물과 기름이 서로 섞이지 않는 성질을 이용해 석판 위에서 이미지를 인쇄하는 리소그래프 양식이 있다. 마지막으로 공판화에는 판의 바깥쪽에서 잉크를 주입해 안쪽으로 이미지를 새기는 실크스크린이 있다. 

판화는 효과적인 복제라는 목적을 위해 나온 장르로 무엇보다 기술과 장인정신이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판화를 감상할 때 세세한 부분까지 작품의 기술적인 성취부분을 보고 장인들의 솜씨를 상상해보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다. 특히, 근대 이후 계급 갈등과 혁명의 역사 속에 판화가 저항 계층의 선동 수단으로 적극 활용된 이력도 있다.

현대에 들어서 판화는 또다시 다양하게 제작되고 있다. 어떤 형태이든 형태로 찍어내는 모든 것이 곧 판화라는 인식이 생겼는데, 이는 판화의 복제성에 기인한 것이라 하겠다. 

대량생산이 일상화되고 복사기, 프린터, 스캐너 등 복제 수단도 발달하면서 기계 복제 또는 전자 복제의 미학의 주축으로서 의 판화로 재탄생 했다고 볼 수 있다. 스테인리스 스틸 강판을 큰 포크 모양으로 떠서 작품으로 내놓거나 컴퓨터로 디지털 영상을 만들어 그중 일부 장면만 프린터로 뽑는 등 기존의 판화라는 관념을 탈피한 것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는 미술이 유화, 수채화, 조각 등 전통매체 영역에서 벗어나 다양한 기술과 Object를 활용하는 현실에서 과거 관념을 고집하기 어렵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또한 이러한 기술에 의지하는 현대 사회의 고유한 특성과 결부되면서 판화의 가치를 확대하는 것은 분명한 일임에 틀림없다. 

이처럼 예술은 항상 새로운 영역을 탐구하고 여러 실험들을 거친다. 현대사회의 판화 역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시대정신을 반영하면서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는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관객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우리도 항상 열린마음으로 지켜볼 수 있는 마인드와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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