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동남아시아

동남아 그리고 이주

by Con Lai 2022. 6. 10.

세계화의 영향으로 상호 연결성과 상호의존성이 심화되면서, 20세기 중반 무렵의 편협했었던 이민 형태를 벗어나 다변화되어가는 사회에 맞춰 국제이주의 모습이 다양해지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현상이 오늘날에 와서 더욱이 대두되고 있는 이유는 더 이상 이주자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에 영향을 끼치는, 즉 유입국과 송출국 모두에게 성장과 발전이라는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주과정의 미성숙함으로 인한 부작용으로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것 역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임에는 분명하다.

본래 국제이주가 전 지구화라는 패러다임을 통해 본격적으로 활성화되기 시작한 것이기 때문에 이 패러다임이 지닌 선별적이고 차등적인 성격으로 인해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결과만을 가져다주지 않는다는 전제가 이미 깔려있기도 하다. 나아가 일반적으로 선진국인 유입 국보다 후진국인 송출국에서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음을 뜻하기도 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사회변혁이 가져오는 경제적 불평등 외에도 정치적으로도 문제를 야기한다는 점 때문이다. 특히, 송출국 입장에서 이주를 보다 성공적으로 관리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바탕으로 이주와 개발의 관점 하에 이주가 송출국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동남아 국가의 사례와 더불어 평가해보고자 한다. 덧붙여 이주가 송출국의 발전에 기여하는지 혹은 발전을 저해하는지에 대한 평가 역시 이루어질 것이다. 이주자의 송금을 통한 물질적 자본의 유입으로서의 경제적 송금이 있는데, 이 바탕에는 송출국에서 송금의 경제적 이익과 디아스포라가 가져올 수 있는 발전의 잠재력이 깔려있다. 그리고 두뇌유출 혹은 두뇌순환으로서의 인적자본의 증대와 감소라는 측면이 있다.

 

 

우선 이주자의 경제적 송금이 작게는 가족의 경제부터 크게는 국가에게 어떠한 효과를 가져다주는지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 이주노동자의 돈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과연 이 돈으로 최소한의 복지라도 개선되었는지 그리고 얼마나 효율적으로 재투자하고 있는지 등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이 중요하다. 그리고 국제이주가 활발하게 이루어짐에 따라 이주 노동자의 송금이 국가의 주요한 외화수입 산업분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일례로 해외 필리핀 노동자들이 주로 북미지역에서 본국으로 송금하는 액수는 연간 60억 달러 정도(갈수록 늘을 것이다) 되는데, 이는 본국의 침체된 폐소화를 유지시키기 충분하다고 한다. 그러나 필리핀 역시 경제적 송금이 가져오는 폐해가 분명 존재하고 있다. 최근 들어 필리핀 가정과 국가경제의 지나친 송금 의존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왜냐하면 그들이 누리는 혜택만큼 치러야 할 사회적 비용 또한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리핀에 남아 있는 가족들의 무력감이나 과소비도 새로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주요 동남아 송출국 모두가 필리핀처럼 경제적 송금으로 하여금 경제적인 변혁을 꾀한다고는 볼 수 없다. 왜냐하면 인도네시아의 경우를 살펴보면, 본국의 경제규모를 반영하여 해외취업이나 해외송금이 인도네시아 경제 전반에 있어 크게 영향을 끼치고 있지는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주자들의 경제적 송금은 오늘날에 특히나 세계 자본의 흐름에 큰 영향을 끼치는 주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므로 각국 정부는 각각의 사회 정치적 조건을 고려하면서 이주 정책 문제를 적절하게 다룰 것인지를 고민해 볼 필요성이 있다. 정부가 송금이 재투자될 수 있는 적절한 환경을 만들지 못하면, 송금액이 많은 곳이 오히려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하여 결과적으로 이익을 감소시키게 된다는 경고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하여, 노동력의 해외 송출에서 정부는 그것이 국가의 경제성장보다 노동자 자신과 가족의 복지 개선에 기여할 것인지를 우선적으로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도 함께 있다. 

다음으로, 송출국의 입장에서 인적자본으로서의 두뇌유출은 두뇌전환으로서의 방향으로 발전하기 어렵다는 입장이 대부분이다. 왜냐하면 두뇌유출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격차를 유지, 강화하는 기술의 역 이전으로 간주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이유인 즉, 선진국으로 교육받으러 갔던 유학생들이 현지에서 정착하거나, 전문직 혹은 기술직 종사자들이 여러 가지 사회경제적 압력 때문에 좀 더 조건이 좋은 나라로 이주하고 싶어 하는 측면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두뇌유출의 또 다른 단면을 찾아볼 수 있는데 그것이 바로 의료 인력의 이주 모습이다. 필리핀과 인도네시아의 많은 의료 인력이 동남아 다른 국가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국가로 이동해가고 있다. 말레이시아 역시 싱가포르, 중동, OECD 국가로의 의료 인력의 유출을 겪고 있지만 동시에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는 동남아시아의 주요 유입국이기도 하다. 하지만 순수하게 송출국의 입장에 있는 필리핀의 경우에는 2000년 기준으로 약 11만 명의 필리핀 간호사가 OECD 국가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고, 전체적으로는 약 16만여 명의 필리핀 간호사가 해외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한다. 이밖에도 최근 필리핀에서 과학자와 기술자의 귀국을 촉구한다는 과학자 귀국 프로그램도 실시되고 있는 실정이다.

끝으로 이주가 송출국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자면, 송출국의 발전을 촉진시키되 긍정적인 결과보다는 부정적인 결과가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초국가적 사회 안에서 이주라는 것이 필수불가결하며 이로 인한 문제 역시 당연한 것임에는 분명하다는 점이다. 또한 전 지구화라는 패러다임을 바탕으로 하여금 이주와 개발의 상호의존성은 더욱이 활발해졌다는 것은 그만큼 연쇄적인 피해 역시 우려되고 있음이 기정 사실화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경제적 송금 또는 두뇌유출에 의한 문제는 비단 송출국뿐만 아니라 유입국과 더불어 상부상조하는 관계로 진전해나가야 함을 내포하고 있기도 하다. 물론 유입국의 지배력과 경제력과 더불어 송출국과의 필요에 의한 관계를 맺고 있는 측면이 있지만, 결과적으로 후진국인 송출국에 보다 더 나은 이민 효과를 꾀하기 위해서는 양쪽 모두의 노력이 필요함을 말하고 있다. 앞서 얘기했었던 송출국 정부 스스로도 이주정책에 관해 성공적인 관리를 위한 대책 역시 강구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동남아시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남아 그리고 식민지  (4) 2022.06.09
동남아 그리고 역사와 문화  (4) 2022.06.08
동남아 그리고 전통공연  (1) 2022.06.01
동남아 그리고 음식  (0) 2022.06.01
동남아 그리고 종교  (0) 2022.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