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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

동남아 그리고 식민지

by Con Lai 2022. 6. 9.

동남아는 서구 열강의 식민지 쟁탈전에 가장 크게 수탈당했던 역사도 있다.

대표적인 열강 국가인 영국, 스페인, 프랑스, 네덜란드, 포르투갈(일본에 나가사키 짬뽕 및 조총을 전파시킨), 심지어 미국까지 힘 꽤 쓴다는 나라들은 모두 식민지 경쟁에 뛰어들어 아수라장을 만들었던 것이 바로 인도네시아다. 일찌감치 식민지 경영에 나섰던 포르투갈에 털린(?) 뒤 또다시 네덜란드에게 먹혔고, 뒤를 이어 인도를 정리한 영국과 베트남으로부터 뻗어나간 프랑스와 충돌하였다. 그 와중에 태국만 교묘하게 줄타기 외교를 성공시켜 동남아 역사상 유일무이하게 열강에 맞서 자주국방(?)에 성공했다.

필리핀의 경우, 스페인이 먼저 잡아먹었으나 미국이 해방이라는 미명 하에 자기들 땅으로 굳힌 뒤 동남아로 분류되기에 이른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같은 말레이계 주민 구성과 이슬람교를 믿는 동질적 국가지만 각각 영국과 네덜란드가 나눠 점유하였다. 그 과정에서 역사가 나뉘어 이질적인 나라가 되었고 서로 사용하는 언어도 다소 차이가 나기 시작하였다. 인도네시아는 각 지역마다 별도의 언어들이 사용되지만 국가 전체를 아우르는 표준어로는 말레이어가 사용된다. 단,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의 말레이어에는 방언적 차이와 표기법의 차이가 상당히 존재한다. 

또한 태평양 전쟁 당시 동남아 전체가 속수무책으로 일본에 의해 억지 병합당하기도 하였다. 태국을 제외하면 일본 남방군의 깃발이 안 꽂혔던 나라가 없었고 태국 마저 일본의 연합국이라고 쓰이고 조공국이라고 읽히는 처지로 전락하였다. 일본이 이렇게 동남아 국가들을 먹게 된 이유는 이미 서구의 식민지 상태였던 이들 국가의 주민들이 원래 통치자들에게 반감을 느끼고 일본을 해방자로서 맞이하였기 때문이다. 일본을 물리쳐줬다며 미국과 소련을 반갑게 맞아들인 우리나라의 역사와도 비교해 볼 만하겠다. 참고로 일본이 동남아 식민지에서 행했던 수탈 강도는 상상 이상이었고, 특히 싱가포르는 거의 속지화에 가깝게 굴려먹었다. 일본은 싱가포르를 쇼난으로 통칭하며 남방군의 거점으로 삼았다. 일부 사람들은 아직까지도 쇼난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그나마 이전 통치자였던 영국이 비교적 우대해줬던 때문인지 싱가포르 역사에서 영국의 통치시기는 꽤 낭만적으로 묘사되는 반면 일본의 식민지 경험은 우리나라만큼이나 굉장히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

한편으로는 일본의 식민지 경험을 받은 것이 전화위복일 수도 있겠다. 왜냐하면 전쟁이 끝난 뒤 도둑이 제 발 저린 듯 영국을 비롯한 원 통치자들이 독립을 승인해줬던 것이다. 물론 여전히 침략근성을 버리지 못한 열강도 있었다. 일례로 네덜란드는 인도네시아를 어떻게든 붙잡으려다 강제로 쫓겨나는 추태를 보였고, 프랑스는 끝까지 알제리와 베트남을 포기하지 않으려 했으나.. 그 뒤에는 어떻게 되었는지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기로 한다. 

한편, 독립되자마자 사회주의 열풍이 동남아 일대를 휩쓸었는데 이것 때문인지 잊을만하면 쿠데타가 터져 20세기 중후반 동남아는 아프리카에 버금가는 총체적 난국이었고, 지금도 그 앙금이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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