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동남아시아/베트남

베트남 축제 그리고 하노이

by Con Lai 2022. 6. 14.

축제는 한 국가를 대표하는 문화적 가치가 오랜 기간 동안 유지되어 온 오늘날의 살아있는 박물관과 같은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베트남은 자국민들 스스로 그들의 전통문화 보존을 위한 수단으로 축제를 행하기도 한다.

 


1986년 ‘도이머이’(Doi Moi)’ 정책 실시 이후 베트남의 마을마다 수호신의 업적을 기념하는 공동 의례와 축제를 활성화하고 있다. 하노이 시는 천도 1,000주년을 맞는 2010년에 맞추어 사회경제발전계획을 추진하는데, 그 내용 중 하나가 전통문화를 발굴해 복원하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각 마을의 역사와 결부되어 재생되고 창조되는 수호신 의례가 해마다 늘고 있다. 지금은 하노이에서 약 150개의 행사가 열리며, 중앙정부와 시에서 지원하는 것만 30여 개에 이른다. 정부에서도 관련 법규를 만들어 각 의례의 조직을 공식적으로 관리하고 지원하는 근거를 마련하기에 이르렀다. 가령, 1994년 이후 시행한 ‘의례 규제’(Quy che Le hoi) 전문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있다.

"의례와 축제는 전통문화생활의 한 양식으로서, 이미 인민의 정신생활에서 필요한 요구사항이 되었다. 미풍양속과 국가경제의 요구에 부합하도록 의례 조직을 지도하고, 사회생활의 훌륭한 모범을 만들기 위해 이 규제를 공포한다."
최근 열리는 마을 의례와 축제 대부분 ‘전통촌락’의 공동체적 정체성의 상징이 되는 수호신 신앙과 이어진다. 수호신 신화는 마을의 창립 설화로서 대부분 국난의 위기에서 나라를 구한 공을 세워 왕권의 안정에 기여한 인물에 관한 것이다. 하노이에서 주목할 만한 전설에는 하노이의 옛 이름인 탕롱(Thang Long, 昇龍)의 형성 과정을 설명하는 ‘13개 농촌 마을’과 그 근원 마을인 레멋(Le Mat)에 관한 전설이 있다. 그밖에도 동일한 수호신을 모시는 남하(Nam Ha)의 잡뜨(Giap Tu)와 하노이의 다이옌(Dai Yen) 같은 ‘자매 마을’에 관한 신화 및 ‘옥화 공주’(玉花公主)의 전설과 같이 개별 마을마다 시조 신화 등이 존재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을 가진 마을 주민들은 수호신의 업적에 관한 전설을 실제 역사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베트남 역사학계에서도 이러한 전설의 사실성과 구체적인 사료를 둘러싼 논쟁이 분분했었다고 한다. 그러나 결국 전설을 하나의 사실로 공포하고 마을 기원의 유구함과 공동 의례의 역사적인 정당성을 보장하는 것으로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들어 베트남 경제, 사회 발전에 따라 지역 문화 축제를 비롯한 전통축제들이 많이 약화되가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