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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영화

영화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그리고 차별

by Con Lai 2022. 6. 12.

영화는 이방인, 외국인,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각자의 세계 안에서 외로움을 겪고 있는 에미와 알리가 서로 사랑으로서 어려움을 극복해나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출처 : 다음영화

 

갈 곳이 없어 머무는 아웃사이더들의 카페에는 알리와 그의 동료들이 앉아있다. 사람도 없고 조용한 느낌의 장소에 인물들마저 가장자리 혹은 구석에 배치하여 이들의 소외감이 더 와닿는다. 알리가 콜라를 마시는 에미에게 다가간 이유는 근본적으로 각자의 세계에서 외로움을 느끼는 공동체로 받아들인 것 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떻게 보면 단순한 동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둘의 만남이 조금은 자연스러워 보일지도 모르겠다.

소위 '신의 한 수'로 보이지만 결국 사람들의 편견에 맞서서 예기치 않는 신혼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그중 주목할 만한 사람이 아파트 이웃, 특히 아줌마들이다. 이들은 주로 계단 아래나 중간, 창살 뒤편에서 잡담을 하는 인물들로 그려지는데 극 중에 커다란 울타리에서 나올 생각을 하질 않는다. 외출을 하고 돌아다니는 에미와는 달리 편협한 시각의 여자들로 그려지고 있음을 뜻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완벽한 자본주의 국가의 모습을 갖추어 나가는 이면에는 이처럼 날 선 적대와 경계가 아직 선명하게 남아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에미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자신과 알리를 혐오스럽게 쳐다보는 자들을 향해 소리치는 일 밖에는 없었다. 이 외침은 시대가 반기지 않는 자, 즉 스스로를 포함하여 이질적인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을 관객들로 하여금 환기를 시키고자 울분을 터뜨린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마침내 에미와 알리의 여행을 기점으로 주변 인물들은 서서히 다른 태도를 보이기 시작한다. 일방적으로 반대하고 배척하던 태도에서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에미와 알리를 수용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는 정서적으로는 불편한 것과는 별개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사회 구성원 중의 하나였던 것 때문이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중요하게 다뤄져야 할 부분은 주변과의 화해가 에미의 심리적 고통을 어느 정도 해소해주면서 동시에 알리와의 관계에 내부적인 균열이 시작되었다는 점이다.

후반부에 보스니아 출신의 또 다른 이주여성을 따돌림당하는 장면을 보게 되면, 이전 에미 역시 똑같은 그 계단의 중간 어디쯤에 홀로 앉아있었던 장면이 오버랩된다. 이로써 절대 사라지지 않을 '다른'것에 대한 혐오와 경계심의 싹을 계속 심어놓는다. 한편, 알리가 일하는 카센터에서 에미를 무시하고 적대시하는 장면이 나온다. 내적으로 에미의 순수성과 믿음은 완전히 뭉개져버렸고, 외적으로 단순히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차별만을 그리는 일방향적인 작품에서 벗어나게 되는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영화의 마지막은 완전한 비극으로 끝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무책임한 희망으로만 가득하지도 않은 결말을 선택하고 있다. 장면 장면마다 냉정한 현실 인식이 담겨 있고 여태껏 우리가 무관심했던 것을 생각해보는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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