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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영화

영화 반차 그리고 관심

by Con Lai 2022. 6. 11.

심리학자 에리히 프롬은 말했다

"사랑한다는 것은 관심을 갖는 것이며, 존중하는 것이다. 사랑한다는 것은 책임감을 느끼는 것이며 이해하는 것이고, 사랑한다는 것은 주는 것이다."라고...

 

출처 : 다음영화

 

여기서 우리가 방점을 찍어야 부분은관심이다. 연애도 그렇고 결혼도 그렇고 상대방에 대한 관심으로부터 모든 것이 시작된다. 이는 상대방이 나에게 있어 '신경 쓰이는 사람'이어야 하는 것이다. 하다못해 사랑에도 유효기간이 있다는데, 서로에 대한 노력이 없다면 그저 헤어지기 위한 만남만을 지속하는 것이다. 물론 영화 주인공인 경호와 영주 사람도 노력을 했다고는 없다. 하지만 사랑이 어떻게 변하냐며 떼쓰는 청춘의 사랑을 지나 사람이 어떻게 변하겠냐는 담담한 현실의 사랑으로 들어서버렸고, 이제는 정말 끝이라는 시원섭섭함만이 남아있다.  

이런 상황 아래에 영화‘반차’는 다시 오지 않을 반나절 동안의 이별여행을 그리고 있다. 약간의 투닥거림과 함께 오고 가는 은근한 미소를 보자면, 이들이 짜증 섞인 대화를 나누며 법원 계단을 내려올 거라는 상상을 하기 어렵다. 설령 짬뽕을 먹지 못해 안에서 말없이 햄버거를 먹는 부부를 볼지 언정, 우리는 부부라면 그럴 수도 있다고 꽤나 가볍게 넘길 있기에, 더욱이 이들의 관계를 의심하지 않는다. 그리고 상황이야 어찌 되었던 간에 함께 박물관도 구경 다니고, 동네 어귀도 돌아다니고, 서로의 소소한 얘기를 주고받는 모습들을 보면 이별은 안중에도 없어 보인다. 지금까지는 현재의 시간에 최대한 충실하고자 여느 연인들처럼 행동하려고 애쓰고, 서로의 얼굴을 자꾸 쳐다보려고 하는 낯선 노력이 조금씩 묻어나는 듯하다. 

그러다가 어느새 그들이 걸어온 길들은 회색 빛으로 물들어 과거의 일이버린다. 와중에 '들어가지 마십시오'라는 문구는 '추억에 손대지 마시오’라는 의미로 보이기도 한다. 이윽고 초원사진관에서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대사를 이기듯 주고받는 장면에서 둘은 한참을 웃다가 나지막히 일어난다. 그러고 얼마 있지 않아 '이제 그만 갈까?'라는 한마디가 '이제 그만하자.'라고 느껴질 때쯤, 각자의 자리로 돌아간 경호는 눈물을 흘리고 영주는 자전거 타는 법을 배운다

이로써 이별을 대하는 자세가 서로 다른 남녀를 보며, 우리들이 사랑을 시작할 때의 자세에 몰입해야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이별로 배운 사랑이 풋풋한 첫사랑보다야 성숙하다고는 하지만, 이별 자체만을 놓고 본다면 '사랑을 한다는 의미를 알지 못해 생기는 결과라고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사랑하는 이에게 관심을 갖고 소통하고자 하는 노력을 게을리하거나 포기하지 말아야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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