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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철학

철학에 대한 이해

by Con Lai 2022. 6. 6.

철학은 Sophia (정치적 지혜)를 포인트로 귀족정에서 민주정으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등장한 개념이 Philosophia (자연철학) 다. 자연철학은 정치적 맥락에서 등장했던 Sophia의 관심사가 우주를 사색하는 경지까지 확대되기 시작했을 때 등장했다고 본다. 자연철학의 개념들과 사유 양식들에 헬라스 정치사의 흔적들이 곳곳에 묻어있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정의라는 개념이다. 

 

그러나 나날의 삶을 버티기 힘들다면 사유할 수 없다. 철학이 탄생한 시기는 고통과 허무의 시대였으나 그리스는 식민지 건설이나 무역 등을 통해 경제적 안정을 이뤄나가던 때였다. 이러한 경제적 풍요가 나중에 가서 전쟁, 빈부 격차, 탐욕 등을 가져오긴 했으나 멀리 봤을 때 전체적인 생산력은 대폭 늘어났다. 그리스 전체가 민주화 과정을 겪고 있었기에 자율적이고 비판적인 사유를 펼칠 수 있는 환경이 되었고, 그러한 인물이 등장할 수 있었던 기회였는지도 모르겠다. 

이처럼 허무 시대를 바탕으로 철학이 탄생했다는 사실은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우리가 삶에서 기댈 수 있고, 의지할 수 있고, 삶의 근거가 될 수 있고, 그런 것들이 없는 것이 허무의 시대이기 때문이다. 어떤 궁극적 이유나 목적이 없고 특별한 근거나 이유가 없는 단지 우연만이 지배하는 세상 또는 오로지 생성이라는 것, 그것을 극복해내는 문제가 당대 사람들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이것이 객관적이면서 영원하고, 필연적이면서 보편적인 것을 찾는 철학의 대과제로 자리 잡은 계기가 된다. 

보통 그리스 철학의 출발점을 자연철학으로 본다. Physis의 탐구는 오늘날 Physics, Physiology 같은 말들로 응용되었다. Physis는 오늘날 우리가 세계를 인간과 자연으로 이분화해서 볼 때의 그 자연이 아니다. Physis는 현대적 의미에서 Nature, 스스로 그러한 것이라는 뜻에 더 가깝다고 보아야한다. 이와 함께 본성을 또 하나의 뜻으로 가지는 것이 같은 맥락이다. Physis라는 말이 세계의 근원을 가리키고, 그러한 측면을 탐구하는 것이 곧 자연철학이다. 시대가 흘러 인간의 사유 능력이라고 하는 Logos와 이러한 Logos가 탐구할만한 어떤 근본적인 차원에서의 Physis라는 2가지 대개념이 등장하며 그리스 사유가 급속히 발달하기 시작한다.

철학은 처음에 본토의 열악한 생활 상태를 극복하기 위해 개척했던 식민지들, 특히 터키 해안쪽과 이탈리아 남부 반도에서 시작되었다. 터키 해안에서는 물질에 관심을 둔 철학으로 지금의 화학, 물리학에 가까운 학문이 발달하였다. 그리고 이탈리아 남부 반도에서는 수학적인 철학, 형상 중심의 철학이 발달하였다. 이처럼 Physis의 탐구가 서구 철학의 근간을 이루면서 동시에 참되고 영원한 건, 보편적이고 객관적인 것을 찾으려는 시도가 지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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